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하고 끝났다. 회담 결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북한 로동신문은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합의문을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북한이 계속 대화를 이어갈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로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70여년의 적대관계 속에서 쌓인 반목과 대결의 장벽이 높고 북미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는 여정에서 피치 못할 난관과 곡절들이 있지만 서로 손을 굳게 잡고 지혜와 인내를 발휘해 함께 헤쳐나간다면 북미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동신문은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의 상봉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하노이 회담에서 논의된 문제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2월 27일 두 정상은 저녁 만찬을 가졌다. 당시만 해도 28일 순조롭게 합의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월 28일 오전 분위기가 반전돼 오찬과 합의문 서명이 취소되고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장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을 앞당겨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것은 비핵화와 대북 제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의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를 주장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전면적인 대북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제재 해제를 주장했는데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비핵화 범위에 대한 갈등도 불거졌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일부 해체를 주장했지만 영변 이외에 2곳의 추가 핵시설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해체를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신경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번 회담에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성과를 부풀리고 북미 대화를 이어가려는 복잡한 셈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상황인 만큼 북한과 미국이 당장 회담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분석하고 해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하노이 =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NK경제는 취재 배제에 대해 북한 외무성의 사과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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