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민단체들이 홍콩 시민들에 대한 홍콩 경찰의 폭력 진압을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한국 정부가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11월 9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공동행동’,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아시아민주주의네트워크’, ‘참여연대’,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촛불시민연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5.18재단’ 등이 함께 마련했다.

 

이번 집회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표명하고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재한 홍콩인들 그리고 방한한 얀 호 라이 홍콩 민간인권전선 부의장이 참석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치, 제도의 문제를 떠나서 현재 홍콩에서는 시민들이 국가 폭력으로 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홍콩 정부와 경찰의 폭력 진압이 당장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도 “2016년 촛불시위에 대해 국제 시민사회가 지지를 해줬었다”며 “홍콩의 문제는 홍콩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재한 홍콩인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독립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직선제 선거와 지금까지 진행된 경찰의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집회에도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신변이 노출되면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그 위협은 여기 한국에서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얀 호 라이 홍콩 민간인권전선 부의장은 “한국인들의 홍콩 시위에 대한 관심과 지지에 감사한다”며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5가지다.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을 함부로 송환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 직선제를 실시할 것,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 그동안 시위로 체포 및 기소된 사람들을 풀어줄 것, 시민들을 폭도로 규정한 것을 철회할 것 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려되는 것이 11월 24일 홍콩 구의회 선거다. 구의회 선거는 그나마 홍콩에서 실시되는 직선제 선거다. 현 상황에서 홍콩 정부가 승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선거를 취소, 연기하려 하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의 출마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단체 활동을 지지하는 가수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또 홍콩 시위 현장에서 추락해 치료를 받다가 8일 숨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홍콩 인권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콩 경찰의 폭력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촉구하며 11월 24일 선거 역시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수십 명이 참석했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며 주변의 시민, 관광객들도 관심을 보였다.  

 

한 어르신은 홍콩 시위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홍콩 민주화가 중국 민주화, 북한 민주화로 연결된다고 알려야 한다며 독자적으로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는 수십 명의 경찰들이 배치됐다. 중국인들과 충돌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집회 과정에서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

집회 이후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재한 홍콩인들은 홍대 주변으로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홍콩 시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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