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입니다.

2018년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날 NK경제를 창간했습니다.

오늘 2020년 6월 12일 창간 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창간을 준비하던 언론사, 그것도 통일부, 외교부 출입도 하지 않는 언론사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가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NK경제는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남한 프레스센터에 등록해 정식으로 취재를 했습니다.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 앞에서 대기하며 취재를 했습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동대문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등록 신청을 했음에도 취재를 배제 당했습니다. 언론사로써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프레스센터 담당), 청와대 등에 관련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야 했습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취재도 쉽지 않았습니다.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베트남 외교부에 취재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NK경제가 취재를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위로했습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베트남 외교부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설득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보내도 오지 않는 답장에 눈물을 흘리며 그 감정 그대로 이메일에 적어 보냈고 겨우 초청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청장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주한 베트남 대사관에서 취재비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비행기 출발 시간 5시간 전 겨우 비자를 받았습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해외에서 홀로 취재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2019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습니다. 현장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기 위해 회담 전날 무작정 문산으로 향해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부터 취재를 했습니다.

2019년 10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홍콩 시위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에 취재를 간다는 것에 대해 '안 된다',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또 너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었지요. 그러나 저는 그곳의 진짜 모습이 어떤지 알고 싶었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에게 중국 끄나풀(첩자)로 오인을 받아 위험에 처한 적도 있었고, 취재 도중 교통이 끊기고 시위대와 함께 홍콩 경찰에 포위되기도 했습니다. NK경제는 이렇게 현장 중심의 취재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NK경제가 2년 간 표방해 왔던 것은 '현장'과 '객관적 내용'입니다.

기사 측면에서는 객관적 내용을 다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언론사들이 북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사는 정치, 이념 중심으로 쓰여졌습니다. 북한에 대해 무조건 비판하거나 증오하고 안 좋은 의미로 해석하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반대로 북한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악마'도 아니고 '천사'도 아닙니다. 북한은 북한입니다. 남한, 중국, 일본, 미국 등의 나라에 밝은 면이 있고 어두운 면이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명암이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하지만 NK경제의 이런 방침과 기사에 대해 비판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북한의 인공지능을 다룬 NK경제의 기사를 보고 북한을 찬양하는 것이냐고 항의하며 친북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 언론에서 자신들의 사업을 비판, 반성하는 내용을 기사로 소개했다가 북한을 비난하는 것이냐며 NK경제는 보수꼴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대해 NK경제가 보도하지 않는 것을 보고 NK경제의 정보력이 부족하다고 비웃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NK경제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자는 노력을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 덕분에 NK경제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년 간 NK경제 입장에서 무시를 당하는 것은 일상이 됐습니다. 어떤 분들은 공공연하게 이야길합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에서 북한 IT, 과학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전자신문 등 주요 IT 언론사가 북한 뉴스를 써줬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NK경제 기사를 보면서도 정작 만나야 할 때는 주요 언론사 기자들을 더 찾습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NK경제에 도움을 요청하고 광고나 후원은 주요 언론사에 하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다 알고 있지만 NK경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모른 척하고 있습니다.

NK경제에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이 위기의 연속이고 언론사를 창간해서 운영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남한 정부에서 NK경제 대표이사의 금융정보를 확인해서 가져 간 것이었습니다.

2019년말 은행으로부터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은행이 2019년 5월 계좌 금융정보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은행이 저에게 관련 사실을 바로 통보할 수 없도록 조치를 했고 뒤늦은 2019년말 통보를 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 정부가 그런 조치를 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그 결과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답변했을 뿐 그외의 사항은 보안이기 때문에 당사자인 저에게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 2019년 5월부터 2020년 6월 현재까지도 어떤 연락이나 조사도 없었습니다.

제가 장관, 차관이나 공무원도 아니고 또 NK경제는 순수 민간기업입니다. 민간인은 정부의 감사, 감찰 대상이 아닙니다.

더구나 범죄 혐의가 있었다면 소환을 하거나 조사를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계좌 금융정보를 가져갔다는 것을 알고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이것이 별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일이 될수도 있습니다.

NK경제 운영은 물론 개인적으로 저는 지금까지 단 1원의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돈을 받았다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단 1원의 돈도 부정하게 전달한 적도 없습니다. 전달할 돈이 없습니다. 계좌 정보를 요청해서 본 사람도 놀랐을 것입니다. 

NK경제 창간 후 누군가 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광고도 없고 수익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돈을 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돈이 안 되는 일을 계속 한다는 것에 대해 신념이나 의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의심합니다. 실제로 어떤 분들은 나중에 정치를 하기 위해 NK경제를 만들어서 '쇼'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정치가 뭔지도 모르고 할 생각도 없습니다.

돈도 안 되는 북한 기사를 계속 쓴다는 것에 누군가는 큰 의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더구나 NK경제가 제공하는 북한 소식이 다른 언론이 다루지 않는 부분이고 새로운 것들도 많기 때문에 의심이 더 커졌겠지요. 어떤 분은 그러더군요. "NK경제에서 다루는 정보는 기자가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기자가 쓸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라고.

현재 NK경제가 돈이 안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강연을 다니고 글을 쓰고 일반 기사(IT, 금융 등)를 써주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고군분투하면서 버는 돈으로 NK경제를 어떻게 든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 보안 때문에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남북협력 정책 자문, 보고서 작성, 회의 참석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 내용을 알릴 수 있었다면 의심이 조금은 사라졌을 것 같습니다.  

계좌 금융정보를 정부가 조사한 것을 알고 실망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차라리 전화를 하거나 만나자고 해서 물어보면 되는데 뒤에서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말이죠. 

개인적으로 이 의미가 정부에서 NK경제 문을 닫으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미 정부의 어떤 분들이 NK경제의 비판에 대해 불편해 한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분들은 북한 정보를 자신들이 관리, 통제해야 하는데 NK경제가 국민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불만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2019년말 소액 후원을 받으려고 준비했던 시점이었습니다. 정부가 금융정보를 조사하는 것을 보고 후원은 포기했습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 오해 받을 돈이 입금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결국 돈줄을 막는다는 것은 그 사람, 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것이겠지요. 과연 NK경제를 계속 운영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어떤 분은 그러시더군요. 저 강진규가 2년을 버티면서 NK경제를 운영해 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신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이죠. 

여기서 관둔다고 해서 누구도 욕할 사람은 없을테니 이제는 편히 살라고 말입니다. 또 어떤 분은 제가 보유한 정보를 다 들고 해외로 가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차라리 해외로 가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이해해 줄 사람도, 내 편이 돼 줄 사람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NK경제 운영을 중단한다면 그걸 원하는 사람들의 승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모함을 당해서 고문을 받고 백의종군하게 됐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이순신 장군에게 누군가는 다시 전쟁터로 가지말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수군을 폐지하라고 건의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순신 장군은 포기하지 않고 전장으로 나갔습니다.  

제가 이순신 장군의 발톱 만큼의 존재도 아니지만 국가와 민족 앞에 당당하며 부끄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런 제가 굴복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돈줄을 막는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빚을 내고 알바를 해서라도 NK경제를 운영할 것입니다.

이 사안에 대해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거나 보도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들 역시 그들의 일을 한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장차관, 대선주자, 대기업 회장 처럼 계좌 조사를 당했다는 것에 대해 정부에서 저를 거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NK경제를 운영한 저에게 2년은 마치 20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간 2주년을 맞아 거창한 계획과 목표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장미빛 비전을 이야기하는 것이 독자분들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일들을 담담하게 말씀드리고 NK경제의 목표 즉 살아남겠다는 것을 알리게 됐습니다. NK경제는 2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뛰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물어봅니다. 대체 왜 NK경제를 운영하느냐고.

저는 NK경제를 운영하고 계속 기사를 써 나가는 것이 이 세상을 바꾸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NK경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제 입장에서는 작은 혁명인 것입니다.

NK경제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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