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로 유명한 작가 이상에 대해 북한에서는 부정적인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K경제는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편찬한 조선대백과사전(스마트폰용) 중 ‘이상(북한 표기 리상)’에 관한 내용을 확인했다.

사전은 이상의 본명이 김해경이며 서울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일제 조선총독부 건축과에서 일하다가 병으로 그만두고 문학창작의 길에 들어섰다고 소개했다.

사전은 프랑스 부르주아 문예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가 1934년 반동적인 문학단체인 9인회에 가입하고 부르주아 반동작가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초현실주의적인 자의식의 문학창작에 몰두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북한은 반동단체, 반동작가라는 표현을 썼다.

사전은 이상이 현실 생활의 진실한 반영을 거부하면서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무의식의 추구, 기형적이 인간들의 병적 심리의 해부 등으로 자기 작품세계를 일관시켰다며 그가 처음에 시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의 시들은 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전은 "이상의 대표적인 작품 오감도인데 그 괴상한 제목부터 논의가 많았을 뿐 아니라 내용과 형식 자체가 너무나 괴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해 당시 독자들로부터 미친 놈의 잠꼬대라는 비난과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초현실주의적인 자의식의 추구는 이상의 단편소설들인 날개, 종생기 등 작품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에 대해 북한 사전은 1930년대 중엽에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자의식의 문학을 표방하고 나선 작가로서 시나 소설이나 할 것 없이 그의 작품세계는 정상적인 사고의 한계를 벗어난 기형적인 것으로 특징 지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이 작품의 사상적 내용과 예술적 형식까지도 거부해버림으로써 사실주의적 문학발전을 반대하고 모더니즘, 다다이즘에 바탕을 둔 퇴폐적인 부르주아 문학 조류를 받아들이고 유포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이상은 활동 당시에 난해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비판적인 지적도 많았다. 남한에서도 이상의 시와 소설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이상을 천재 작가로 보는 시선도 있다. 남한의 학교 교과서에 이상의 작품이 수록되기도 했다. 

반면 북한에서는 이상이 난해한 작품들을 썼으며 그것이 퇴폐적 부르주아 문학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 독자님들의 뉴스레터 신청(<-여기를 눌러 주세요)이 NK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NK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