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터 사무국이 보내 온 이메일

NK경제는 출범 시 독자분께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 취지로 2018년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취재와 관련해 알려드립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NK경제는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해 평양을 방문할 수도 없고 동대문에 설치되는 서울프레스센터를 활용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다만 회담과 관련한 자료와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서 받을 예정입니다.

독자분들을 위해 더 많은 취재를 하지 못하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우선 평양 방문은 청와대 출입매체 70여개 중 일부 매체에서 갈 것이라고 합니다. NK경제는 청와대 출입을 하고 있지 못해서 평양 방문에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평양에 가지 못하는 언론인들을 위해 대통령비서실,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양정상회담 취재를 지원하는 1000석 규모 프레스센터를 동대문 'DDP'에 설치한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통일부 등록매체 뿐 아니라 외신, 비등록매체의 신청을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받아서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NK경제는 등록 첫 날인 9월 7일 저녁 프레스센터 등록을 신청하고 관련 서류도 제출해 확인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다른 매체들에 대해서는 10일, 11일 승인이 된 반면 NK경제에 대해서는 9월 12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12일 확인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고 프레스센터 사무국에 전화해 문의했습니다. 

사무국 관계자는 보도자료와 달리 청와대, 통일부 등 등록매체만 프레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과 질의응답은 들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등록매체의 신청을 왜 받았는지 문의했습니다. 사무국은 NK경제를 포함한 각각 비등록매체들을 심사해서 12일 밤 또는 13일 오전에 온라인이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줄지, 비승인할지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정부 부처에서는 보안 유지, 오보 예방 등을 명분으로 등록매체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검증된 매체들에게만 보도자료를 주고 브리핑을 들을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등록매체가 되기 위해서는 수개월 동안 부처 기자실에 나가서 출근 도장을 찍고 이후 평가(?)를 받고 기존 등록매체 기자들의 투표, 의견 수렴 등으로 추가 등록이 결정됩니다. 신생 매체가 등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NK경제 역시 등록매체 제도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들을 우선한다고 해서 정부를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모든 매체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처럼 선전했습니다. 실상은 신청 순서나 매체 성격, 기사 수준이 아니라 정부가 뒤에서 등록매체 위주로 결정한 것입니다. 

차라리 남북정상회담의 특수성과 보안을 이유로 처음부터 등록매체만 취재를 하도록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면 수긍했을 것입니다.

이에 NK경제는 대통령비서실,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프레스센터 이용을 신청한 모든 매체의 신청 시간과 승인 여부를 전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프레스센터 운영 전반에 대한 사안도 공개해달라고 했습니다. 물론 정상회담에 차질이 없도록 회담이 끝난 후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12일 오후 정보공개를 청구한 후 통일부에서는 프레스센터 운영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그쪽으로 정보공개를 해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3일에는 대통령비서실에서 정보공개 청구 내용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하고 그쪽에서 처리하도록 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하는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2일 오후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약 2시간이 지난 후 프레스센터 사무국에서 NK경제에 대해 온라인으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승인해주겠다는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상이 NK경제가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준비해온 과정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NK경제가 아직 힘이 없고 약해서 취재에 제한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독자분들께 약속드립니다.

우선은 제한된 상황에서도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는 등록이나 승인이 아니라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고민하겠습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힘을 키워서 제한없이 취재를 하고 독자분들께 더 좋은 기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NK경제는 쓰러지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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