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 모습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현 정부의 남북 관계가 파탄이 났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대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언제 그런 날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며 “평양공동선언에서 더 진도를 내지 못했던 것, 실천적인 성과로 불가역적인 단계까지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의 7.4 공동성명에서 시작해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 공동선언, 문재인 정부의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까지 역대 정부는 긴 공백기간을 뛰어넘으며 이어달리기를 해왔다”며 “이어달리기가 될 때마다 남북 관계는 발전하고 평화가 진전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남북 단일팀이 이뤄지고,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남한으로 왔으며,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한국 국민 200만명이 금강산 관광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시대적이고 대결적인 냉전 이념이 한국 사회를 지배할 때 이어달리기는 장시간 중단됐다고 비판했다. 또 그럴 때면 남북관계는 파탄 나고 평화 대신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과거 서독이 정권이 바뀌어도 이념과 상관없이 동방정책과 동독포용정책이 중단 없이 이어졌으며 그 결과 동구권의 붕괴가 시작되었을 때 동독 국민들은 너무나 당연한 듯이 서독의 체제를 선택했고, 자발적인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이어달리기가 중단 없이 계속됐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남북 간에 대화를 하지 못할 시기는 없다고 밝혔다. 지금 남북관계가 매우 위태롭지만 되돌아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의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엄중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위기의 끝에 반드시 대화의 기회가 올 것이고, 위기가 깊어질수록 대화의 기회가 다가온다고 믿으며 대화를 준비했다고 문 전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리고 대화 노력을 펼친 끝에 마침내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견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문 전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중요한 성과가 부속합의서로 체결된 남북군사합의였다며 이 합의가 지금까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한다는 것은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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