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로 폐쇄했던 국경을 개방한 후 북한으로 귀국한 사람들이 각종 IT 기기와 제품을 반입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자국 해외 공관에 주민들이 귀국할 때 반입해서는 안 되는 물품 목록을 전달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2020년초 북한은 국경을 봉쇄했다. 북한은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외교관, 유학생, 기업인 등)들의 귀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북한은 2023년 8월 고려항공 운항을 재개하는 등 자국민들의 귀국을 허용했다.

북한 당국은 8월 귀국 허용 후 여러 물품들을 적발한 후 반입불가 물품 목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공관에 전달된 목록은 실제 적발된 사례들인 것이다.

NK경제가 입수한 북한 당국의 반입 금지 물품 목록에는 다양한 IT 기기들이 포함돼 있었다. 즉 해외에 체류했던 북한 주민들이 귀국하면서 IT 기기를 가져갔던 것이다.

북한 당국은 ‘괴뢰물건짝, 괴뢰서체가 들어간 모든 물품’을 반입 금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괴뢰는 남한을 지칭한 것으로 남한 물품과 남한식 표현이 들어간 물품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당국은 블루투스 손목시계 등 괴뢰말 기능이 있는 모든 전자제품을 금지 대상으로 지목했다. 북한 귀국자가 한국에서 제작된 스마트워치를 가져가려다가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라디오 수신기능이 있는 모든 제품과 무선마이크, 무선키보드, GPS 기능이 있는 사진기, 레이저 거리 측정기, 소형전자오락기(게임기) 등도 금지 물품으로 지목했다.

또 직발기(열을 이용해 머리를 펴는 도구), 외국에서 제작한 북한 깃발, 외국산 지구의(동해를 일본해로 표기된 것), 외국산 껌, 외국산 맛내기, 외국글자가 들어있는 천구럭(가방), 각종불량사진(배경) 등도 목록에 게재됐다.

IT 부품 역시 북한으로 반입되다가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라즈베리 파이, FPGA 개발기판, SDR 무선통신개발기관 등도 반입을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라즈베리 파이는 학교와 개발도상국 등에서 컴퓨터 교육을 증진시키기 위해 개발된 싱글 보드 컴퓨터이다. FPGA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이며, SDR는 소프트웨어 정의 무전기를 뜻한다.

이를 통해 북한 귀국자들이 다양한 IT 기기와 부품 등을 갖고 북한으로 돌아갔으며 이것들이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당국은 이런 기기를 통해 남한, 해외 등의 정보나 콘텐츠가 반입되는 것을 경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외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남한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 후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해외에 체류 중인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곤궁한 처지에 놓여 밥을 먹지 못한다,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처럼 해외에 체류했던 북한 주민들이 밥을 못 먹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스마트워치, 게임기, 무선마이크 등 구매해서 귀국한다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의 주장은 과장됐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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