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필자는 김영호 교수의 통일부 장관 지명을 우려한다. 그것은 단순히 김영호 후보자의 정치, 이념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그가 보여준 행실 때문이다.

한 국가의 장관은 해당 영역의 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장관들이 그 국가의 격을 나타낸다.

김영호 교수는 학자로 소개됐지만 또 다른 직함이 유튜버다. 그는 보수 유튜버로 24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면 동영상 2800여개를 올렸다.

김영호 교수의 유튜버 채널에 따르면 그는 2018년 7월 유튜브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2800개 영상을 게시했다. 이는 1년에 560개, 하루에 1.5개를 올렸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얼마나 많은 것인지는 다른 유튜버들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먹방 유튜버로 유명한 쯔양이 최근까지 올린 영상이 547개, 히밥이 올린 영상이 712개다. 인플루언서로 유튜브를 하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올린 유튜브 영상이 537개다.

즉 김영호 교수는 다른 유튜버들과 비교해 부지런히 쉴세없이 영상을 올린 것이다.

영상을 많이 올리기로 유명한 이말년 작가 즉 침착맨이 올해 6월 한달 간 올린 영상이 28개다. 그런데 김영호 교수가 같은 기간 올린 영상은 34개로 더 많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것은 자유다.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올리면서 정상적인 교수, 연구자로써 생활이 가능할까?

관계자들은 이 정도 수준이면 매일 온종일 유튜브 영상 촬영과 제작에만 매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순수하게 자신의 소신만을 밝힌 것일까? 김 교수는 유튜브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며 돈을 받았다.

멤버십은 한 달에 1190엔(1만860원), 2990엔(2만7300원), 6000엔(5만4800원), 12000엔(10만9500원)이었다.

김영호 교수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된 것이 유튜버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연구자로써 전문성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교수의 유튜브 내용은 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장관은 진중해야 한다. 입이 가벼워서는 안 되고 신중한 언행을 해야 한다. 장, 차관은 물론 고위 공직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을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해야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이나 북한은 물론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 대해 마구 말을 쏟아냈다. 유튜버나 교수가 타국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유다. 그런데 장관은 다르다. 

더구나 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에 대해서도 많은 말을 했다.

통일은 남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주변국들과 긴밀히 관련된 사안이다. 주변국에서 이렇게 말이 많은 장관을 어떻게 생각할까.

유튜브 영상은 김 교수의 정보 분석 역량도 드러내고 있다. 올해 4월 디스코드를 통해 미군의 기밀문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3일 김영호 교수는 유튜브 영상에서 미군 기밀문건을 유출한 사람이 미국인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인을 가장한 적대국의 공작 요원이 국비 문건을 디스코드에 올려서 유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다음날인 4월 14일 미국 정부는 국방부 기밀문건 유출로 주 방위군 소속 2001년생 잭 테세이라 일병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6월 1일 김영호 교수는 북한에서 아사자 발생이 크게 늘었다고 하면서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는 내용을 TV로 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는 보안이 필요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된다. 그중 공개가 가능한 내용은 국회 여야 합의를 통해 언론에 공개된다. 진보, 보수정권에 상관없이 이뤄진 사안이다.

김 교수는 자신이 주장하는 북한 내 아사자 발생 관련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정원장이 TV로 브리핑을 해야한다고 했다. 

김영호 교수가 장관에 지명되지 않았다면 문제 없는 사안이다.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고 유튜브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김 교수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됐다는 점이다.

그의 말 한마디에 통일 정책, 남북 관계는 물론 주변국들과 관계까지 좌지우지 될 수 있다. 때문에 김영호 교수의 통일부 장관 지명을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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