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톰은 여러 개의 태풍이 합쳐지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슈퍼 태풍이 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는 자연 재해 뿐 아니라 경제, 정치, 사회 분야에서도 쓰인다.

필자가 퍼펙트 스톰 이야길 꺼낸 것은 바로 내년 남북 한반도를 둘러 싸고 바로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내년에 미국 대통령 선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북일 정상회담 등 각각의 태풍 같은 사건들이 합쳐지면서 한반도에 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뤄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치면서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후보 그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미국의 대북 정책도 바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저히 북한을 무시하고 있으며 한미일 동맹을 통해 북중러에 대항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 한국 판문점에서 3차례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회담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4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 핵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바이든 행정부와 밀착하며 대북 압박을 진행한 윤석열 정부가 논의에 참여할 수 있을까? 미국이 원하더라도 북한에서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 연합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북미 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워싱턴과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중국, 러시아와 관계가 양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인 한미일 동맹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한다는 보장이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한반도 정세에 변수가 될 것이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물론 국제 사회도 지쳐가고 있다.

10월 3일 미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됐고 공화당 강경파 마이크 존슨 의원이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된 이유는 우크라이나 지원 논란 때문이었다.

이처럼 미국, 유럽에서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종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러시아와 관계가 최악이다. 이로 인해 러시아는 북한과 가까워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이런 관계를 당장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전쟁이 끝나고 미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한반도 정세가 재편될 때 러시아는 북한의 편을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6자 회담국 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중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한에 기울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중국도 한국과 관계가 좋다고 할 수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한국 편을 들어줄까?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은 독자적으로 북한과 외교 접촉을 하고 있으며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장 일본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고 관계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북미 간 관계 정상화 논의가 이뤄질 경우 일본은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현재 물밑 협상 역시 그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북미 회담이 열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북일 회담이 열린다고 가정해 보자.

잘못하면 한반도와 남북 문제를 한국을 뺀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논의하고 결정할지도 모른다.

미국이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을 해체한다고 했을 때 또 미국, 일본이 독자적으로 북한과 수교를 한다고 할 때 한국의 발언이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오히려 미국이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할테니 그에 수반하는 비용을 한국에 청구할지도 모른다. 윤석열 정부는 그것을 거부하고 미국과 대결할 수 있겠는지 묻고 싶다.

정치, 외교, 안보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 또 전쟁 중에도 사신(외교관)이 오고 간다. 

정치, 외교, 안보는 검사들이 피의자를 불러서 조사하고 법원에서 유죄냐 무죄냐로 딱하고 갈리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미국, 일본을 무조건 신뢰해서도 안 되고 러시아, 중국과 무조건 대립해서도 안 된다. 나아가 북한을 무조건 적으로 규정하고 대화를 단절해서도 안 된다. 

과연 이같은 퍼텍트 스톰 상황에 윤석열 정부의 정치, 외교, 안보 당국자들이 대비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큰 소리치는 윤석열 정부 당국자들이 설마 이런 상황에 당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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